버지니아 공대 - 1건

  1. 2007/04/25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건에 대하여 : 귤화위지 (1)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건이 난지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해왔지만 처음, 이 사건을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변함이 없네요.

제가 이 사건을 전해듣고, 한국인들이 무슨 큰 죄를 저지른 죄인처럼 사과를 하고, 보복을 두려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었던 생각은 바로,

중국 춘추시대의 고사 귤화위지(橘化爲枳) 였습니다. 이미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블로거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구요. 저 역시 이건 한국 민족이 잘못 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나온 씨앗이지만 그 씨앗은 미국의 환경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한국에서 나온 씨앗이라 하더라도 결국 미국 문화와 환경의 영향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여기서 귤화위지란,

귤이 변하여 탱자가 되었다는 말로, 경우에 따라서 사람의 성질도 변함을 뜻합니다.

고사를 인용하자면,


춘추시대(春秋時代) 당시 남쪽의 초(楚)나라 영왕(靈王)은 명성을 드날리고 있는 안자(晏子)의 기를 꺾어보려는 속셈으로 제(齊)나라의 재상(宰相)을 자신의 나라로 초청을 합니다. 안자(晏子)를 접한 영왕(靈王)은 바로 안자에게 그의 왜소한 단신(短身)을 비꼬면서 이렇게 묻습니다.
"제나라에는 이렇게 사람이 없는가?" 이에 안자는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제나라는 길가는 사람들이 어깨를 서로 비비고 발꿈치를 서로 밟고 다니는 정도입니다."라고 응답합니다.
영왕은 이어 "그런데 어찌해서 당신과 같은 사람이 사신으로 오게 되었소?"라고 하면서 안자를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안자는 태연(泰然)하게 대답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리 제나라에서는 사신을 보낼 때 상대국의 상황에 맞는 인물을 골라 보내는 관례가 있습니다. 저는 작은 나라 중에서도 가장 작은 나라의 사신으로 뽑혀 오게 된 것입니다."
보기 좋게 반격을 당해 얼굴이 달아오른 초나라 영왕은 또 다른 상황을 만들어 안자를 굴복시키려 합니다. 당(堂) 아래로 병사들이 포승(捕繩)에 묶인 죄인(罪人) 한사람을 끌고 가는 모습을 보이고, 영왕은 병사을 불러 세웠습니다.
"그 죄인은 어느 나라 죄인인데, 무슨 죄를 지었느냐?"는 왕의 명(命)에 병사는 "제나라 죄인인데 도둑질을 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영왕은 안자에게 역시 비꼬면서 이렇게 묻습니다.
"제나라 사람들은 원래 도둑질을 잘 합니까?" 그러나 역시 안자는 초연(超然)한 태도로 답변을 합니다.

"강남(江南)에 있던 귤(橘)을 강북(江北)에 옮겨다 심으면 탱자가 되고 마는데, 그것은 토질(土質)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바로 제나라 사람이 제나라에서 살 때는 도둑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랐는데, 그가 초나라에 와서 도둑질은 한 것을 보면 역시 초나라의 풍토(風土)가 나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더 이상 할말을 잃은 초나라 영왕은 안자에게 굴복을 하고 크게 잔치를 열어 환영식을 거행하고, 제나라를 함부로 넘볼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출처 : hanja.pe.kr





이런 내용입니다. 예전 책에서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 총기사건의 범인이 미국에서 자란 한국인이었다는 말을 듣고는 가장 먼제 제가 생각했던 단어가 '귤화위지' 였습니다.

안자가 영왕에게 했던 말을 개인적으로 지금 사건에 비유해서 해석하자면, 한국에 있던 학생을 미국에 유학보냈더니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국가의 문화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요 정도로 ,제 나름대로는 이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아, 그래도 마음 한켠의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네요. 그건 '왜 하필 한국인이 저런 일을 했을까' 가 아니라,

그토록 깊은 마음의 상처와 아픔과 외로움과 괴로움과 슬픔과 번민에 대한 위로이며, 또한 그런 내적 상처들을 '살인'을 통해 해결해야만 했던, 꼭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을까...하는 깊은 유감입니다.

그를 도와주려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그 많은 사람을 죽여야만 했던 현실과 그 유가족들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비록 멀리서나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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