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놈 목소리>.

Library/영화 보고    2007/02/05 02:00   by Ke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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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1991년, 이형호군 유괴사건'이 일어났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물론 그때 당시 고작 9살에 불과한, 나 또한 이형호군과 마찬가지로 아직 어린아이 였었다.

새해들어 처음으로 찾은 영화관에서 첫 영화로, <그놈 목소리>를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중에도, 보고 나서도, '세상에 이런 일이 있었다니! 그동안 왜 몰랐을까!'
조조영화로 본 탓에 하루종일 영화 마지막에 실제 범인놈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듯 했다.

범인이 공소시효가 끝났음에도 잡히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납치한 아이를 죽이고, 그 부모들을 농락한 한 인간이 아직도 이 땅위에 버젓이 살고 있을거라는 생각에 피해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슴 속에서 범인을 향한 격렬한 적대감과 울분이 치솟아 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만든 박진표 감독은 <그것이 알고 싶다> 조연출 시절, 취재를 통해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이미 여러 영화관련 기사에 나와 있다. 여러 인터뷰 기사를 보니 감독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꽤 오랜시간이 흘렀고, 혹 공소시효 만료로 인해 사건이 잊혀짐을 우려한 듯 싶다. 즉, 우리는 아직도 그놈의 목소리를 잊지 않고 있으며, 기억을 잊지 않은 사람들은 물론 기억하지 못하거나 나처럼 아예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이 사건을 다시 한번 기억해 달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국민들에게는 기억의 환기를, 범인에겐 긴장을 풀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영화의 의도도 의도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나 또한 너무 가슴 아프고 눈시울이 뜨거워 지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영화 마지막에 설경구씨가 뉴스진행 도중에 울면서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부모의 마음, 아니 아버지의 사랑이, 아버지의 마음이 저런 것일까.
내 가슴속에 나도 모르게 잠자고 있을 부성애를 뒤흔드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 또한 미래의 아버지가 될 입장으로서 어쩌면 엄마의 모성애보다, 설경구라는 배우에 의해, 나에게 깊이 잠자고 있었던 묘한 감정이, 나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 내지 않았나 싶다.

문득, 나도 모르게 훗날 나에게도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몸서리치게 무섭고도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상상조차 이럴진대, 당사자가 아니어도 이런 기분과 느낌일진대, 이 일을 직접 겪은 분들은 과연 어떠했을까.

이런 일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법의 심판을 피할 순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그런 사람에게 절대로 면죄부가 주어질 순 없다. 그보다 더욱 무서운 도덕적,사회적,인간적 심판이 그를 평생 감옥이 아닌, 삶에서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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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5 02:00 2007/02/0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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