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ry/연재 - 6건
- 2007/02/24 [MK의 군대이야기] #5. 훈련소(4).
- 2007/02/23 [MK의 군대이야기] #4. 훈련소(3).
- 2006/10/09 [MK의 군대이야기] #3. 훈련소(2). (2)
[MK의 군대이야기] #5. 훈련소(4).
특내가 끝나고 어느덧 3주차가 되었습니다. 3주차가 되니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제 훈련소 생활 적응도 하고 체력도 하루하루 붙는것 같고 동기들과도 어느새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훈련은 부담스럽고 조교들의 욕설은 신경을 자극하지만 그래도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주차는 죽음의 4주차(가장 힘든 훈련이 계획되어 있는 기간)를 대비하기 위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훈련도 받고 학과 이론공부도 했습니다. 학과 공부시간은 그나마 조교가 아닌 교관이 통제하는 시간이라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조금 덜 긴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워낙 훈련이 고되다 보니 학과 시간에 조는 동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주 일요일마다 종교참석도 하게 되었습니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 정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사회에서 교회를 다니던 경험으로 교회에 참석했습니다. 이곳에서 저보다 한달 먼저 입대해서, 당시 2기수 위의 고참이 되어 있던, 대학 시절 절친한 친구 L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반가웠더랬죠. 외국 오지에서 한국인을 만난 기분이랄까요. L은 이미 훈련소를 수료하고 정통교에서 특기 교육을 받고 있던 때라 저보다 사정이 훨씬 나았습니다. 게다가 대대근무(같은 병들을 인솔하는 사람)를 하고 있었습니다. 종교참석에서도 잔뜩 얼어 있던 저를 먼저 찾아와서 그때 당시 그 어떤걸 희생해서라도 먹고싶어 마지않던
를 '무제한으로 제공(?)' 해준 정말 고마운 친구였습니다.(지금도 여전히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교회안에는 조교가 없었기 때문에(있어도 큰 제약은 없었기에)정말 정신없이 초코파이를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원래 초코파이는 한 사람당 2개 밖에 못 먹기 때문에 늘 먹고 싶은 만큼 양껏 먹지 못했던 실정이었습니다. 지금은 별거 아니지만 당시에 초코파이는 훈련병에게 있어 성경보다 예수님보다 부처님보다 더 큰 은혜였습니다!(웃음)
또 특기 분류를 위해 특기적성 시험도 봤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특기병으로 입대했지만 특기내에서도 또 세부분야로 나뉘기 때문에 이론시험을 보게 됩니다.(예를 들어 통신특기라면 유선통신과 무선통신) 제가 선택한 특기는 '통신전자' 였습니다. 대학 전공을 살리기 위함이었습니다. 근데 시험 답안지 좌측 하단에 원하는 특기를 1순위부터 3순위까지 적으라는 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1,2순위를 가장 좋아보이는 특기를 적은 뒤, 3순위에는 아무생각이 없이 '전력운영'을 적었는데 이것이 저에게 앞으로 군생활 전체를 결정짓는 사건(?)이 됩니다.
[MK의 군대이야기] #4. 훈련소(3).
어수선 했던 1주차(가입교 기간)가 지나고 드디어, 2주차의 본격적인 훈련소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신병 2대대에는 3개의 병동(그때 당시에 병동이라고 부른 듯)이 있었는데 제가 속한 3중대 5소대는 C병동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소대는 또다시 C1내무실과 C2내무실로 나뉘었습니다. 저는 C1내무실에 있었죠.
소대장 중사 M, 병장 K, 일병 L.
2003년 9월 당시 저희 소대를 맡은 소대장과 훈육조교입니다. 아직도 그 이름만은 기억에 선명하네요.
저희 소대를 맡았던 조교들에 대해 말하자면, 다른 소대 조교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힘들게 하진 않았습니다. 특히, L 일병의 경우에는 자신도 짬이 안됐던 때라 그랬는지 그럭저럭 잘 해 주었죠. K 병장은 훗날 자대배치를 받고 맏고참과 훈련소 얘기를 하던 도중 맏고참과 고등학교 동창이었다고 해서 다시금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기회가 됩니다.
아무튼 2주차 부터는...한 마디로 '무지하게 굴립니다.'
제가 이제 더 이상 가입교 상태가 아닌, 정식 훈련병의 신분이란걸 확연히 느끼게 해주고, 또한 민간인에서 서서히 군인으로의 탈바꿈을 시작했던 시기였습니다.
가입교 기간때 '정말 맛 없게' 먹었던 밥이 서서히 맛있어지다가, 나중엔 없어서 못 먹게 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왠지 웃음이 나오네요. 잠깐...'가입교 기간 때 그냥 집에 갈껄 그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죠. 무엇보다도 기억 남는건 '특내' 라고해서 점호받는 시간 내내 기합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대략 9시에서 9시 50분정도 까지였는데 저녁먹고 9시가 가까워 지면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었죠. 이때는 보통 같은 내무실 동기들과 함께 단체기합을 많이 받았는데 온몸을 땀으로 적시며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그리고 도망가거나 숨을 곳도 없는 그곳에서, 자기자신을 지켜나가는 법과 자기자신을 다스리는 법, 그리고 무엇도다 제일 중요한 '고통을 인내하는 법' '육체적인 고통에 익숙해지는 법' 등을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여하튼 그때는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아마 함께했던 동기들이 아니었다면 이겨낼 수 없었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훈련소때 동기는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군대를 경험하신 분들이라면 모두 공감하실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처음으로 불침번도 서게 되었습니다. 사회에서는 새벽까지 컴퓨터하다가 낮12시가 되어서야 일어나곤 했는데 훈련소에서는 육체적으로 너무 피곤한 탓에 22시 취침 시간이 시작되면 곧바로 골아떨어지곤 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새벽에 일어나야 했던 불침번 또한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어찌나 졸리던지...!
그 외에, 2주차는 총검술, 태권도, 제식, 구보, 도수체조 등 군인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기본기를 갈고 닦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매주 구보가 끝나고 지급되는 건빵맛은 정말 눈물나게 맛있었습니다.(나중엔 줘도 안 먹었지만)
결론은,
"2주차의 핵심은,
'특내' 입니다."
[MK의 군대이야기] #3. 훈련소(2).
지금은 9월말이나 10월초까지도 꽤 더운편인데 제가 훈련소에 있었던 9월 중순 부터 10월 중순까지는 아침저녁으로 아주 쌀쌀했습니다. 기상나팔이 울리고 침구류를 정리하고 점호를 위해 서둘러 동기생들과 함께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얼음같이 차갑고 상쾌한 아침 공기가 온 몸을 휘감는 듯한 느낌...쌀쌀한 아침이었습니다. 곧 있어 각 중대, 각 소대 별로 훈련병들이 정렬 하고 인원 파악을 했습니다. 그리고 군 입대 후 처음으로 아침 구보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직까지는 가입교 기간이라 여러모로 어설픈 모습들이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이곳저곳 불려다니며 주사도 맞고 체력테스트도 하게 됩니다.
체력테스트는 1500M를 7분 44초에 뛰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코스가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제가 뛰었을 당시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코스여서 처음엔 팔팔하던 동기들도 나중에는 언덕에서 많이 힘들어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1500M를 7분 44초에 내에 뛰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던 터라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동기생들이 무난히 합격하게 됩니다.(사실, 이 체력테스트 과정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었는데 이 사실은 굳이 알려지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서 공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드디어 비교적 평화롭고 지루했던(?) 가입교 기간이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가입교 마지막날, 집에 보낼 친구들을 따로 제외시킨 채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에 임할 진짜 훈련병들과 함께, 가중대, 가소대가 아닌 진짜 중대, 진짜 소대를 편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교들은 훈련병들의 출신지역을 기준으로 훈련병들을 편성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저와 함께 입대한 학교 동아리 선배와 저는 비슷한 지역에 살고 있었기에 같은 소대에 배치받게 됩니다. 아무리 훈련소 동기라는 끈끈함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아직까진 생면부지의 사람들 사이에서 제가 알고 있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느낌은 생각보다 더욱 힘이 되고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 이었습니다.
진주 교육 사령부 신교대 제2대대 3중대 5소대 2번 훈련병.
이것이 제가 훈련소에 받게 된 최종 인적 사항이었습니다.

